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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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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고 익숙한 여행의 일상. 안시내 - 여행이라는 일 여행작가로 살아가며 수많은 여행을 하면서, 확고한 취향이 생겼다. 이제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는 것보다는 익숙한 곳에서 일상을 그리는 게 훨씬 새롭다. 낯선 여행지에 대한 감탄보다는 내가 잘 아는곳, 그래서 가장 마음이 편하고 만족스러운 곳에서 일상을 치르는 게 즐겁다. 태국행 항공권을 발권하고 나면, 이미 아는 곳임에도, 여러번 가본 곳인데도 그 익숙한 새로움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곳에 나의 일상이 있기 때문이다. 느지막이 일어나 씻지 않은 채로 나와서 아침 식사를 하고, 한참이나 여행자 거리에서 익숙한 빠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숙소로 돌아가 작업용 짐 가방을 챙긴 후 나선다. 빠이 여기저기에 있는 찻집에 앉아 푸른 하늘과 초록 숲을 보며 글을 쓰고, 저녁에는 새로 만난 여행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
글쓰기와 여행, 여행과 글쓰기. 안시내 - 여행이라는 일 나와 여행 그리고 글쓰기. 우리는 함께 자라왔고, 흘러가는 시간과 더불어 모양새는 바뀌었을지언정 서로 손을 놓은 적은 없다. 여행과 글쓰기가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그런 내게 두 친구 중 더 친한 친구를 고르라고 하면, 고민 끝에 여행이라고 할 것이다. 더 좋아하는 친구를 고르라고 하면, 고민 없이 글쓰기라고 할 것이다. 여행이 업이고 일상이 여행이지만, 글쓰기는 내게 마음속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주는 행위다. 고요한 독서나 친구와의 술 한잔 혹은 차분한 명상보다도 더 마음을 풀어내는 게 글쓰기다. 글쓰기는 마음의 근육을 키워주는 운동이며, 내 마음을 비우는 용도로도 쓰인다. 한편 여행은 글쓰기의 영감이며, 나의 창작욕을 불태워 주는 발화제다. 이처럼 글쓰..
긍정, 여유, 해방감. 강가희 - 이제, 당신이 떠날 차례 15도 꺾임볼펜 제로지볼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를 무정형 여행이 장기화되면서 어느새 부정을 긍정으로 바꿀 수 있는, 상황을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세상은 참 얄궂어서 절대 내가 계획한 시간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기에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다. 시간의 변화무쌍함과 상관없이 그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요령만 있으면 그만이다. 비로소 나는 시간의 노예가 아닌 시간의 주인이 된 듯한 해방감이 들었다. ⓒ 강가희 - 이제, 당신이 떠날 차례 책밥
[욕망의 끝] 정여울 - 헤세 욕망의 끝까지 걸어가보면 욕망을 다스릴 수 있을까. 명예, 성공, 재물에 대한 욕망을 끝없이 채우고 또 채우면 멈출수 없는 욕망의 회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슬픔의 극한까지 걸어가보면 슬픔을 치유할 수 있을까. 사랑의 끝까지 걸어가보면 사랑을 알 수 있을까. 헤세의 싯다르타는 욕망의 극한까지 걸어가봄으로써 욕망을 이해하려 했다. 그는 욕망을 통제하는 기술을 넘어 욕망을 욕망 자체로 즐기는 법을 배우려 한다. ⓒ 정여울 - 헤세 아르테
[엄마의 바뀐 입버릇]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엄마가 공을 잘 친다는 것도, 탱고를 나보다 더 잘 춘다는 것도, 해외 여행 중에 한식을 자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도, 나는 남미에서 처음 알았다. "나는 내가 남미에서 입원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 나는 엄마의 바뀐 입버릇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얌전히 회사에 다니지 않아서, 혼자 오지 않아서, 남미를 엄마와 함께 여행해서, 엄마는 남미에서 입원해 본 사람이 되었다. 우리는 아마 평생토록 이 이야기를 할 것이다. ⓒ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행복우물
[여행자의 특권]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한때는 관심조차 없었던 것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건 여행자의 특권이다. 캠핑에 대한 갑작스러운 호기심과 평소 고치고 싶던 착한 사람 병. 그리고 너무나 멋진 곳에서의 하룻밤 덕분에 나는 이제 어둠 속에서도 기꺼이 태양을 마중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뜨거운 벅참과 잔잔한 여운 사이에서 또 어떤 것을 새롭게 사랑하게 될지, 벌써 설렌다. ⓒ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행복우물
[일출의 매력]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일출의 매력은 언제나 하루의 가장 첫 시작을 의미한다는 것에 있었다. 그림자 같은 형체들이 그날 하루 맨 처음으로 그 질감을 드러낼 때, 내 안의 그림자들도 곧 빛을 받을 것만 같은 벅참이 생긴다. 로맨스의 단골 배경은 일몰일지 몰라도, 청춘 드라마에는 일출이 더 많이 등장하는 법이다. ⓒ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행복우물
[텐트 지퍼를 열자...]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텐트 지퍼를 열자, 전날 황홀하게 바라봤던 모뉴먼트 밸리의 기암들이 어둠 속에서 더 웅장한 위엄을 자랑하고 있었다. 정확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어, 해가 뜨면 돌처럼 굳는다는 거인 트롤이 생각나기도 했다. 밤에 모두가 잠든 사이 자기들끼리 움직였다가, 새벽이 되니 그제야 멈춰 서있었는지도. 눈이 부시기 시작했지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텐트 정면에 서 있던 거대한 손 모양의 바위, 그 엄지와 검지 사이로 비로소 태양이 올라올 때, 나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도 한참 동안 잊어버렸다. ⓒ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행복우물 위 사진 출처 : https://m.blog.naver.com/hansongp/222731503925 미국여행 도중이던 지난 4월 6일(수) 유타 주 남부와 애리조나 주 북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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