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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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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오랫동안]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다음날 아침엔 집 앞 신사에 들렀다. 신사에는 근사한 나무가 여러 그루 있었다. 윤이 나는 나뭇잎들을 수없이 보았다. 커다란 나무의 기둥을 만지며 신사를 걸었다. 기둥의 둘레를 한 바퀴 도는데 스무 걸음이 넘게 필요한 나무도 있었다. 나로선 나무의 속도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 아주 느리게 아주 오랫동안 자라는 점이 언제나 신기했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천천히 간다 해도 꾸준히만 할 수 있다면 분명 커다란 나무처럼 높게 자라있을 겁니다. 느려도 오랫동안 꾸준히! . 2020.03.20 youtu.be/74RnsPLVNGU [느리게 오랫동안]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아픈 사람의 다정]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울을 보며 나는 아픈 사람의 다정이란 걸 배웠다. 허리 디스크가 있는 사람이 꼭 좋은 의자를 손님에게 내어주는 다정 같은 거. 아무리 즐거운 자리여도 피곤해 보이면 어서 집에 들여보내는 다정 같은 거. 누군가가 무리하기 전에 재빨리 알아차려주는 다정 같은 거. . 남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맞이하는 마음의 품을 울에게서 확인해왔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꼭 아파볼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 남의 아픔을 더 잘 공감하겠지요. 그리고 공감하면서 그 아픔을 안아주는 다정함이 서로에게 좋은 관계를 맺게 해줍니다. 힘들게 구한 마스크를 나누어주고, 밥과 간식을 나누어주는 그런 다정함. 힘든 시기일수록 다정함을 자주 보여주어야겠습니다. . 이슬아님은 인스타그램 안하실거 같았는데..
[자연에 귀 기울이는]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뭘 잘하고 싶었는지, 무엇으로 칭찬받고 싶었는지 물어보면 복희는 뜬금없이 그 시절 시골 풍경을 이야기한다. 논밭 한복판에 있던 원두막에 관해. 여름에 그 원두막에 누워서 들으면 사방으로 소리가 얼마나 꽉 차는지에 관해. 무슨 소리가 그렇게 컸냐고 물으면 복희는 자연은 원래 시끄러운 법이라고 대답한다. 무성한 풀과 꽃과 나무에서 나는 소리, 개구리와 귀뚜라미와 새와 소가 우는 소리, 땅에서 나오는 열기의 소리, 일몰의 소리, 바람의 소리. 시각과 후각과 청각을 다 채우는 그 소리들. 자연 속에 혼자 누워 있을 때 복희는 자아가 다 흩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 꼭 내가 없는 느낌이었어. 내가 없는데 아주 충만한 느낌이었어.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얼마전에 풀과 나무와 바람에 생기를..
[기다림도 사랑]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그들 중 몇몇은 자신이 쓴 글을 낭독하다가 종종 울기도 했다. 우는 걸 보고 곧바로 안아주고 싶은 맘을 참고, 글을 마저 읽도록 기다려 주는 것도 사랑임을 나는 배웠다. 아이는 내가 건넨 티슈로 눈물을 닦고 마이크에 떨리는 숨을 내쉬면서 끝까지 자기 글을 읽고 내려왔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무조건 도와주는건 좋지 않습니다. 물론 가만 지켜보는 것도 쉽지 않지만요. 그래도 어떡하든 스스로 하게끔 약간의 힌트만 주고 기다려 주는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기에 괜찮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있는 마음가짐이 먼저겠지요. 춥습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 https://youtu.be/kIRADaZed5s [기다림도 사랑]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2020.03.10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허파에 바람 든 사람처럼 자랑을 늘어놓고 나면 하루를 시작할 마음의 균형을 찾게 된다. 이 배설을 한 후에야 그나마 멀쩡한 사람으로 하루를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허영과 광기를 맘껏 드러내도 되는 상대가 부모인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런 나를 받아주는 사람이 세상에 둘이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부모님에게 감사를. 내 모습을 맘껏 드러내도 되는 상대가 있음에 감사를. 오늘도 감사한 하루입니다. . 2020.03.08 https://youtu.be/GuLOM2kvsbE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기억과 망각]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맞다, 그런 일이 있었네. 하고 이불 위에 누워 식은 땀을 흘리며 생각해. 아픔을 기억해내는 일에 있어서 내 신체는 내 정신보다 유능한 것 같아. 기억력이 나쁜 머리가 조금 다행스럽게 느껴지기도 해. . 잘 망각했기 때문에 반복했던 사랑들이 있으니까.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괴롭혔는지 금붕어처럼 까먹고는 다시 시작했지.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기억을 오랫동안 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다가도, 모든걸 기억한다면 그것만큼 괴로운 것도 없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까먹고 잊고 덮어두고 미화도 해야 다음 발을 내딛을 수 있겠지요. .
[잘 할 수 있다]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잘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내뱉으며 살아왔다. 실제로 자신이 있는지와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 호언장담하면서 상대를 설득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이었다. . 저 잘 할 수 있어요. 나 잘 할 수 있어. 주문을 걸듯 그렇게 말하면 진짜로 잘하게 될 것만 같았다. 잘 할 수 있다고 해놓고 못해버린 일들은 물론 셀 수 없이 많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일단 잘 할 수 있다고 믿어줍시다. 할만큼 해보고, 노력할만큼 해보는거죠. 그래도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우리는 잘 할 수 있습니다. . https://youtu.be/dLiild3sMx0
[천둥번개]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천둥 번개가 치는 날이면 집안의 어린이들은 일제히 울음을 터뜨렸다. 장마철의 어느 밤이었다. 거센 비가 쉴 새 없이 내리고 있었다. 번쩍하고 창밖이 잠깐 하얘졌을때 나와 세 명의 남자애들은 모두 침을 꿀꺽 삼켰다. 빛보다 느린 소리가 도착하기까지의 짧은 사이동안 두려워하며 있었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저는 번개 구경하는걸 아주 좋아하고, 천둥소리를 매우 무서워합니다. 자연의 신비와 웅장함, 두려움을 한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그걸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오늘은 밝은 달과 별을 보며 자연을 느껴봅니다. . https://youtu.be/hcEUkE0C6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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