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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후 커피. 김혼비 - 다정소감 운동을 안 하면 안 하는 대로의 안락함이 또 있기에 거기에 젖어 어영부영 지내던 어느날, 갑자기 커피가, 운동하고 땀에 푹 젖은 채로 집에 돌아와 샤워를 마친 뒤 마시는 시원한 디카페인 커피가 격렬하게 마시고 싶었다. 그 커피는 어디서도 구할 수 없고, 오직 마시고 싶은 만큼 격렬하게 운동을 해야만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커피였다 ⓒ 김혼비 - 다정소감 안온 그렇게 작가님은 따릉이와 친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저도 열심히 움직이려고요. 겨울이지만 이불속에서 발가락이라도...
일상의 고마움. 이은정 - 쓰는 사람, 이은정 물이 나오지 않을 때는 제발 물만 나왔으면 좋겠고, 보일러가 고장 났을 때는 보일러만 돌아가면 소원이 없겠고, 온수가 나오지 않을 때는 온수만 나오면 살 것 같았다. 우리는 사람이 한 계절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서는 일상에 얼마나 많은 수고가 필요한지 잘 모르고 산다. 간혹 그중 하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오는 불편을 느끼고서야 감사함은 무섭게 고개를 든다. ⓒ 이은정 - 쓰는 사람, 이은정 포르체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모든 분들, 편안하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우울증이라는 놈은 우울증이라는 놈은 관심을 너무 주면 내 모든 것이 죄다 재 것인 양 설쳐대고, 관심을 너무 안 주면 나 여기 있으니 좀 알아달라고 발악을 하다 기어코 뭔가 사고를 치고 만다. 녀석을 눌러 없애려 하지도 않고 맹렬하게 미워하지도 않고, 그냥 '내 옆자리에 누가 있나 보다' 하며 창밖 경치도 보고 책도 읽고 그러다 보면 녀석도 어느새 조용해져 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갈 것이다. ⓒ 김현진 - 내가 죽고 싶다고 하자 삶이 농담을 시작했다 프시케의 숲
아무것도 안 하고 그리워하기만 한다. 오지윤 - 작고 기특한 불행 무뚝뚝한 그를 닮아 무뚝뚝한 나는 효녀가 되겠다는 다짐 대신 그리움부터 키운다. 나는 그가 벌써 그립다. 그리워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 그에게 전화 한통 하는 것은 부끄러워, 벌써부터 아무것도 안하고 그리워하기만 한다. 아빠의 오늘이 나의 작은 오피스텔 원룸에 와서 노크를 한다. 나는 문을 열어 그의 오늘을 무릎 위에 올리고는 다 괜찮아질 거라고 쓰다듬는다. ⓒ 오지윤 - 작고 기특한 불행 알에이치코리아
한 장면에서 같은 표정을 짓는. 가랑비메이커 - 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닮은 구석이라곤 조금도 없는 이들이 한 장면에서 같은 표정을 짓는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날이 있어요. 그런 날에는 컴컴한 방 안에서 홀로 훌쩍거리는 순간도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이 영화를 알려줬던 j도 y도 언젠가 같은 장면을 앞에 둔 채, 휴지를 적셨을 테니까요. 시차가 조금 있을 뿐 결국 우리는 함께 울고 웃는 것일 테니까요. ⓒ 가랑비 메이커 - 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문장과장면들
성공은 피어남. 신혜원 - 오늘도 밑줄을 긋습니다 무언가를 사랑으로 하는 사람의 성공은 '피어남'이라는 단어가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 황선우, 영화 감독 김보라 편. '피어남' 작게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입술 끝에서 생명력이 느껴진다. 무언가를 사랑으로 완성하는 사람의 성공은 '피어남'이라는 말이 훨씬 잘 어울린다. 오랫동안 품어온 좋아하는 마음을 봉오리 밖으로 밀어낼 때의 고통과, 마침내 봉오리가 열리며 개화하는 꽃의 역동성이 '피어남'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진다. ⓒ 신혜원 - 오늘도 밑줄을 긋습니다 강한별
[고독은 사랑으로 바뀔 수 있는] 강가희 - 다독이는 밤 독일어에는 '고독한'을 의미하는 형용사로 '아인잠'이라는 말이 있다. 이 단어에서 아인스는 숫자 1을 의미하는데, 숫자 2인 쯔바이를 대입하면 '쯔바이잠', '둘만의'라는 로맨틱한 단어로 변신한다. 즉 고독은 사랑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한없이 고독해봤기에 한없이 사랑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는 힘도 하나가 아닌 둘일 때에만 가능한, 사랑이라고 써본다. ⓒ 강가희 - 다독이는 밤 책밥
가볍게 내려놓기까지. 가랑비메이커 - 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가볍게 내려놓기까지 얼마나 오래 무거운 시간을 견뎌야 했는지, 손끝에 쥔 힘이 어깨를 얼마나 자주 뭉치게 했는지 당신이 알까요. 낯선 이름과 닿은 적 없는 장면 뒤에 숨어서 늘어놓았던 이야기를 지금 여기 아무도 없는 곳, 한가운데에 데려오기까지 얼마나 잦은 뒷걸음질을 쳤는지. 전부 꺼내 보일 수 없지만 그런 시간이 있었어요. ⓒ 가랑비메이커 - 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문장과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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