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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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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귀 기울이는]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뭘 잘하고 싶었는지, 무엇으로 칭찬받고 싶었는지 물어보면 복희는 뜬금없이 그 시절 시골 풍경을 이야기한다. 논밭 한복판에 있던 원두막에 관해. 여름에 그 원두막에 누워서 들으면 사방으로 소리가 얼마나 꽉 차는지에 관해. 무슨 소리가 그렇게 컸냐고 물으면 복희는 자연은 원래 시끄러운 법이라고 대답한다. 무성한 풀과 꽃과 나무에서 나는 소리, 개구리와 귀뚜라미와 새와 소가 우는 소리, 땅에서 나오는 열기의 소리, 일몰의 소리, 바람의 소리. 시각과 후각과 청각을 다 채우는 그 소리들. 자연 속에 혼자 누워 있을 때 복희는 자아가 다 흩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 꼭 내가 없는 느낌이었어. 내가 없는데 아주 충만한 느낌이었어.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얼마전에 풀과 나무와 바람에 생기를..
[기다림도 사랑]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그들 중 몇몇은 자신이 쓴 글을 낭독하다가 종종 울기도 했다. 우는 걸 보고 곧바로 안아주고 싶은 맘을 참고, 글을 마저 읽도록 기다려 주는 것도 사랑임을 나는 배웠다. 아이는 내가 건넨 티슈로 눈물을 닦고 마이크에 떨리는 숨을 내쉬면서 끝까지 자기 글을 읽고 내려왔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무조건 도와주는건 좋지 않습니다. 물론 가만 지켜보는 것도 쉽지 않지만요. 그래도 어떡하든 스스로 하게끔 약간의 힌트만 주고 기다려 주는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기에 괜찮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있는 마음가짐이 먼저겠지요. 춥습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 https://youtu.be/kIRADaZed5s [기다림도 사랑]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2020.03.10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허파에 바람 든 사람처럼 자랑을 늘어놓고 나면 하루를 시작할 마음의 균형을 찾게 된다. 이 배설을 한 후에야 그나마 멀쩡한 사람으로 하루를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허영과 광기를 맘껏 드러내도 되는 상대가 부모인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런 나를 받아주는 사람이 세상에 둘이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부모님에게 감사를. 내 모습을 맘껏 드러내도 되는 상대가 있음에 감사를. 오늘도 감사한 하루입니다. . 2020.03.08 https://youtu.be/GuLOM2kvsbE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삶은 외로움]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산다는 건 아주 외로운 일이란다. 오늘처럼 네가 와주는 날은 이렇게 좋지만, 네가 다시 떠나고 나 혼자 집에 남으면 이루 말할 수 없이 외로워. . 나 역시 산다는 건 아주 외로운 일이라고 언젠가 말하게 될까.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혼자 이겨내고 나아가야 할 일이 많습니다. 어쩌면 모든걸 혼자 처리해야 하는게 인생인지도 모릅니다. .
[너를 향해 걸어올 땐]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어떤 사람이 너를 향해 걸어올 땐 그 사람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그리고 아빠의 아빠의 아빠의... 그 머나먼 유전자의 역사까지도 그 사람 뒤에서 함께 오고 있는거야. . 라고 나의 스승 어딘은 언제가 내게 말했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와, 정말 그러네요. 그러니 우리는 모두 굉장한 인연입니다. 코로나로 어수선하지만, 서로 함께 이 고비를 잘 넘겨야겠습니다. .
[행복]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돈이 없어서, 혹은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서, 혹은 돈도 시간도 없어서, 혹은 돈도 시간도 있는데 마음이 없어서, 혹은 마음이 있긴 있는데 엇갈려서 우리는 행복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에 자주 실패해. . 행복이라는 희귀한 순간이 얼마나 우리 손에 잘 안붙잡히는지 붙잡았다가도 어느새 달아나 있고 의도치 않은 순간에 습격해서 놀래키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을까요? 행복은 어쩌면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러니 희귀한게 아닐지도 몰라요. .
[기억과 망각]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맞다, 그런 일이 있었네. 하고 이불 위에 누워 식은 땀을 흘리며 생각해. 아픔을 기억해내는 일에 있어서 내 신체는 내 정신보다 유능한 것 같아. 기억력이 나쁜 머리가 조금 다행스럽게 느껴지기도 해. . 잘 망각했기 때문에 반복했던 사랑들이 있으니까.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괴롭혔는지 금붕어처럼 까먹고는 다시 시작했지.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기억을 오랫동안 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다가도, 모든걸 기억한다면 그것만큼 괴로운 것도 없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까먹고 잊고 덮어두고 미화도 해야 다음 발을 내딛을 수 있겠지요. .
[아플 때마다]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몸이 아플 때마다 꼭 생각나는 일들이 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에 따라 다른 기억이 떠오르는데 음식을 먹다가 모르고 혀를 깨물 때는 꼭 복희가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이 머릿속에 재생된다. . 유치원때 나는 혀 깨무는 실수를 자주하는 아이였다. 식탐이 많아서 밥을 먹을 때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음식을 씹던 힘으로 혀나 입술을 깨물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밥을 먹다가 입을 틀어막고 그렁그렁한 눈으로 복희를 바라보곤 했다. 그럼 복희는 꼭 자기가 혀를 씹은 것처럼 고통스러워했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내가 아플때 나만큼 아파해 준다는건 그만큼 사랑한다는 말이겠지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무엇보다 꾸준히 사랑하는 밤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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