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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이슬아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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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망각]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맞다, 그런 일이 있었네. 하고 이불 위에 누워 식은 땀을 흘리며 생각해. 아픔을 기억해내는 일에 있어서 내 신체는 내 정신보다 유능한 것 같아. 기억력이 나쁜 머리가 조금 다행스럽게 느껴지기도 해. . 잘 망각했기 때문에 반복했던 사랑들이 있으니까.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괴롭혔는지 금붕어처럼 까먹고는 다시 시작했지.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기억을 오랫동안 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다가도, 모든걸 기억한다면 그것만큼 괴로운 것도 없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까먹고 잊고 덮어두고 미화도 해야 다음 발을 내딛을 수 있겠지요. .
[아플 때마다]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몸이 아플 때마다 꼭 생각나는 일들이 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에 따라 다른 기억이 떠오르는데 음식을 먹다가 모르고 혀를 깨물 때는 꼭 복희가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이 머릿속에 재생된다. . 유치원때 나는 혀 깨무는 실수를 자주하는 아이였다. 식탐이 많아서 밥을 먹을 때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음식을 씹던 힘으로 혀나 입술을 깨물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밥을 먹다가 입을 틀어막고 그렁그렁한 눈으로 복희를 바라보곤 했다. 그럼 복희는 꼭 자기가 혀를 씹은 것처럼 고통스러워했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내가 아플때 나만큼 아파해 준다는건 그만큼 사랑한다는 말이겠지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무엇보다 꾸준히 사랑하는 밤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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