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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창문을 여니 새삼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라디오에선 내일부터 추워질 거란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니까 오늘은 여름과 작별하는 날이다.
나는 이 시절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이런 여름은 이제 없을 것 같은 예감에 쓸쓸했다.
이 이야기를 오랜 친구에게 하자,
나보다 속 깊은 친구는 수화기 너머로 나직하게 말했다.
그런 느낌 앞으로 마흔여덟 번은 더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나는 앞으로 내가 겪을 일들을 생각했다.
소설 바깥의 말과 입장에 대해서도.
그러니 너무 많은 것을 회고하지는 않기로 한다.
여름과 작별하는 일은
마흔여덟 번도 더 남아 있을 테니까.
ⓒ 김애란 - 잊기 좋은 이름
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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