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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숲이었어. 아무도 없었어.
뾰죽한 잎이 돋은 나무들을 헤치느라고
얼굴에, 팔에 상처가 났어.
분명 일행과 함께였던 것 같은데,
혼자 길을 잃었나봐.
무서웠어. 추웠어.
얼어붙은 계곡을 하나 건너서,
헛간 같은 밝은 건물을 발견했어.
...
거적때기를 걷고 들어간 순간 봤어.
수백개의,
커다랗고 시뻘건 고깃덩어리들이
기다란 대막대들에 매달려 있는 걸.
그렇게 생생할 수 없어.
이빨에 씹히던 날고기의 감촉이.
내 얼굴이. 눈빛이.
처음 보는 얼굴 같은데, 분명 내 얼굴이었어.
독자들의 마음에, 꿈에 오래도록 머물
채식주의자
@한강 - 2024 노벨문학상 수상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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