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책

영정 속 아버지. 정지아 - 아버지의 해방일지

네이버 공유하기
728x90

영정 속 아버지. 정지아 - 아버지의 해방일지



영정 속 아버지를 봤다.

영정 속, 이라는 말이
이제 다시 실물로 볼 수 없다는 실감을 불러일으켜,
나는 잠시 감상에 젖었다.

그러나 영정 속의 아버지는 언제나처럼
개인적인 감상 따위 부끄럽게 만드는 단호한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버지 앞에 서면 언제나 이런 기분이었다.

좋은 옷, 예쁜 치마, 화장품, 머리 모양,
내 또래 여자아이들의 소소한 화제들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이,
그런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참으로 한심하고 부끄럽게 느껴졌다.

어쩐지 좀 억울해서 나는
영정 속 아버지를 노려본다.

그거사 니 사정이제, 나가 머라고 했간디,
아버지는 딴청을 피우는 듯했다.

미스터리 같은 한 남자가 헤쳐온 역사의 격량
@정지아 - 아버지의 해방일지
창비

영정 속 아버지. 정지아 - 아버지의 해방일지

 

영정 속 아버지. 정지아 - 아버지의 해방일지

 

반응형
네이버 공유하기


* 쿠팡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