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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병실 침대에서 글을 쓴다.
입원한 채로 마감하는게 처음은 아니다.
아슬아슬한가? 버겁나? 그보다
아픈 와중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게
다행으로 느껴지는 저녁이다.
일간 연재가 강제하는 활기가 나는
싫고도 좋다. 침대에 딸린 간이 식탁 너머로
내 발이 보인다. 당근색 양말이
신겨져 있다. 복희가 급하게 병원으로
오는 길에 내 집에 들러 챙긴 것인데
실은 하마의 양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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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꿈치가 헐렁하다.
환자복도 헐렁하다. 창 밖으로 하루종일
캠퍼스를 내려다 봤다. 넓네. 넓다. 넓구나.
말고는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몸도 마음도 헐렁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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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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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만 잘못 내딛어도 되돌릴 수 없는
아슬아슬함. 부담감.
그래도 내딛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가끔 헐렁해지기도 하며
여유있게 살아야겠다 싶은 밤입니다.
.
20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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