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이방인이란 단어를 좋아했다.
입 밖으로 발화했을 때
그 어감이 주는 이국적인 느낌,
진짜 내가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인 것 같은
생경한 기분이 묘하게 마음에 들었다.
그런 기질 탓에 부단히 여행을 다녔던 것도 같다.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며칠을 보내다 훌쩍
또 다른 나라로 가버리는 방랑자의 시간은
자유 그 자체였다.
그 무엇에도 예속되지 않는 삶,
그물에 걸리지 않는 사자처럼
정처 없이 떠다니는 이방인의 삶을 자주 꿈꿨다.
그러나 막상 진짜 이방인이 되어 보니
이것은 무척 슬픈 일이었다.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 사이에
껴 있을 때 느끼는 소외감,
그들의 언어를 나만 이해할 수 없다는 답답함은
한동안 괴로움에 머물게 했다.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세상에서
발을 딛고 살아가는 것은
상상했던 것만큼 낭만적이지 않았다.
자유와 고립의 경계 끄트머리에서
자주 흔들렸다.
ⓒ 강가희 - 다독이는 밤
책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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