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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에 가져가겠다고 해 놓고는
결코 가져가지 않는 물건들에 둘러쌓인 나는
마침내 법령을 선포했다.
물건 하나를 들여놓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건 하나는 내어놓아야 한다.
그러자 철학자는 큰 물건을 들여놓고
작은 물건을 내가는 편법을 쓰기 시작했다.
마침내 더 참을 수 없게 된 나는
이제 뭐든지 가구 하나만 더 들여놓으면
내가 집을 나갈테니까 그 물건들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달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후세 사람들이
헌 가구와 아내를 바꾼 사람이라고 기록해서
철학자를 기억할 것이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어느 날 내가
냉철한 이성과 막강한 권력을
지닐 수 있게 된다면
이 모든 물건들을 집 밖으로 내어 몰고
그 앞에 이렇게 방을 써 놓겠다는
공상을 하면서 마음을 달래 보기도 한다.
필요하신 분은 이 물건들을
모두 가져다 쓰셔도 좋습니다.
원하신다면 철학자도 끼워 드릴 수 있습니다.
한 없이 속 깊은
철학자와 소설가와 만화가의 행복 이야기
행복한 철학자
@ 우애령 글, 엄유진 그림
하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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