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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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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에그타르트] 권호영 - 반 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 포르투갈 여행자라면 커피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삶이 커피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와인과 노을, 맥주와 공원, 음악과 바람 같은, 우리가 포르투갈에서 사랑에 빠지고야 말 것들 중에 커피와 에그 타르트 역시 예외는 아니니···. 포르투갈에서 맛보는 에그 타르트는 단연 포르투갈 에스프레소와 함께일 때 최고가 된다. ⓒ 권호영 - 반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 푸른향기
[쓸모없다, 쓸모 있다] 김혼비 - 다정소감 한창 되는 일도 없고 하는 일마다 망해서 나 자신이 너무나 하찮고 쓸모없게 느껴져 괴롭던 시절,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닌 맞춤법 책을 읽다가 운 적이 있다. '쓸모 있다'는 띄어 쓰고 '쓸모없다'는 붙여 써야 문법에 맞으며, 그건 '쓸모없다'는 표현이 '쓸모 있다'는 표현보다 훨씬 더 많이 사용되기에 표제어로 등재되어 그렇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그래, 세상에는 '쓸모없다'를 쓸 일이 더 많은 거야! 쓸모없는 것들이 더 많은 게 정상인 거야! 나만 쓸모없는 게 아니야! 내가 그 많은 쓸모없는 것 중 하나인 건 어쩌면 당연한 거라고, 그러니 괜찮다고 멋대로 위로받고는 눈물을 쏟은 것이다. © 김혼비 - 다정소감 안온북스
[외로움과 자유함] 가랑비메이커 - 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넌 이따금 혼자인 것 같더라. 별뜻은 없어. 좀 자유로워 보여서." 그때 알았어. 외로움과 자유함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걸. 그래서 이따금 제 자신도 오해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걸 말이야. 그날 눅눅한 공기 중에 들려오던 J의 말이 아니었더라면 난 나를 오해하고 있었을 거야. 외로운 사람이라고. ⓒ 가랑비메이커 - 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문장과장면들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강가희 - 다독이는 밤 사막보다 삭막한 현실을 걷고 있는 어른에게도,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청춘에게도, 마음의 허기를 달고 사는 당신에게도 어린 왕자는 존재한다. 그러니 지구라는 별에서 혼자라고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든 어린 왕자가 나를 이렇게 감동하게 만드는 것은 한 송이 꽃에 바치는 그의 성실한 마음 때문이다. 비록 잠이 들어도 그의 가슴속에서 등불처럼 밝게 타오르는 한 송이 장미꽃의 영상이 있기 때문이다." ⓒ 강가희 - 다독이는 밤 책밥
[현재에 집중] 이연 -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20대가 노후를 생각하는 것은 5살이 수능을 준비하는 것만큼 터무니없는 일이다. 10대와 20대는 혼돈 그 자체다. 이것을 이겨내기도 쉽지 않은 때에 까마득한 미래를 따지면 정작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된다. 미래는 예측해 봤자 내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그러니 통제할 수 있는 현재에 집중하는 편이 더 낫다. 망할 것 같다고? 그건 그때 가서 해결할 일이다. 그 걱정을 하느라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망함으로 가는 착실한 걸음이 아닐까. ⓒ 이연 -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미술문화
[혐오할 만한 부작용만 골라서] 허지웅 - 살고 싶다는 농담 항암 부작용이 사람마다 다르게 온다는 말은 여러 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 고통을 주기로 작정이라도 한 모양인지 내가 가장 혐오할 만한 부작용만 골라서 비처럼 쏟아지는 기분이었다. 온몸이 부어 물건을 집는 것도 힘이 들었다. 손과 발에서 감각이 사라진 지는 오래되었고 몸무게는 평생 경험해본 적이 없는 숫자를 넘어섰다. 겉으로 보면 그보다 훨씬 더 비대해 보였다. 집에서 거울을 모두 치워 버렸지만 씻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욕실 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꿈틀대고 있었다. ⓒ 허지웅 - 살고 싶다는 농담 웅진지식하우스
[살다 보면...] 우지현 - 나를 위로하는 그림 살다 보면 우리 가슴의 무딘 방패는 수많은 칼날에 찔리곤 한다. 예고 없이 찾아온 충격에 휘청거리고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된 상처는 점점 곪아간다. 은밀한 내상을 입은 기억은 이따금 고개를 들어 가슴을 더 아프게 후벼 판다. 우리는 또 얼마만큼의 상처를 더 감당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 우지현 - 나를 위로하는 그림 책이있는풍경
[편안한 도우루 강가] 권호영 - 반 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 좋아하는 노래가 끊임 없이 플레이되고 있을 때 얻는 위안이 있다. 포르투의 도우루 강가를 거닐며 나는 그렇게 편안했다. 어깨 동무를 하고. 벤치에 앉아 있는 연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떠올려보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커다랗게 써놓은 종이 판자 하나만이 전부인 키보드 연주자들의 열정에 나의 꿈을 떠올려보며, 잔바람에 흔들리는 조그마한 배의 움직임을 바라보다가, 오늘이 여행 며칠째인지 손가락으로 세어보기도 하면서. ⓒ 권호영 - 반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 푸른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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