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바빠 마음이 게을러질 것. 김보리 - 불량주부 명랑제주 유배기
오래된 내가 새로 될 나를 놓아주지 않는 느낌, 사는 데 기운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한심하고 하찮아서, 나를 향한 연민과 비하가 도를 넘어서, 아래로, 아래로 자꾸만 가라앉아서, 무언가 딛고 설 만한 시간과 공간의 틈이 필요했습니다. 사는 건 쪼이고 마음은 펴고 싶었습니다. 나태한 몸은 다그치고, 조급한 마음은 뉘고 싶었습니다. 웅크리지 말 것, 불안하지 말 것. 습관 같은 슬픔을 떨치고, 끈질긴 죄책감과 적당히 협상할 것. 몸이 바빠 마음이 게을러질 것, 몸이 고되 마음이 덜 아플 것. 그리하여 연민과 비하는 이제 남의 것, 아니 없는 것. 그런 시간을 살아보려 제주에 다녀왔습니다. ©김보리 - 불량주부 명랑제주 유배기 푸른향기
* 쿠팡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