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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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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맹이나 들꽃에 관한] 김형경,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 이를테면 이 이야기는 돌맹이나 들꽃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사소하지만 살인적인 고통이 될 수 있는, 보잘 것 없지만 천상의 위안이 될 수 있는, 삶에서 만나는 그 모든 돌맹이와 들꽃. . 아무리 서로 사랑한다고 해도, 아무리 전 존재를 증여한다고 해도 인간이 서로 나누어 가질 수 있는 것이란 결국 돌맹이나 들꽃에 불과한 게 아닐까. . ⓒ 김형경,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 사소하면서 보잘 것 없는, 그런데 나누어 가질 수 있고 위안이 될 수 있는 것. 그런걸 서로 주고 받으며 행복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이 되기를. .
[생각을 공유하지 않고]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글을 읽다가 어느 여자 애가 쓴 한 문장에 오래 머물렀다. '그날 나는 혼자 걸으면서 아무와도 생각을 공유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 17살의 그녀는 그렇게 적었다. . 나는 부끄러워졌다. 아무와도 생각을 공유하지 않고 홀로 하루를 보낸 적이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자 어딘가를 걷는 순간은 많았으나 내 생각을 아무와도 공유하지 않은 적은 드물었다. 끊임없이 어떻게든 나를 드러내며 살았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나를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돌아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나에게 집중하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편안한 일요일 밤 되시길. . 2020.04.12 youtu.be/vtoRlux6c1E [생각을 공유하지 않고]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자기 소개]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그녀는 아주 많은 사람 속에서 살아왔다. 모두가 복희와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복희는 듣는 쪽일 때가 더 많았다. 어느 자리에서도 자신을 먼저 내세우거나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자기가 뭘 하는 사람인지 혹은 무엇을 잘하는지 같은 건 절대 먼저 설명하지 않았다. . 그런 복희에게 자기 소개란 너무도 어색한 일일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 시대의 취업 준비생들이 모두 하고 있는 일이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자기 소개란 곤혹스러운 일이라고, 나는 복희에게 거듭 말했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나를 이야기하는게 참 곤혹스럽다는건 그동안 나를 돌아보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나를 설명해본 적이 없어서일 수도 있겠습니다. 누구보다 나를 돌아보고 나를 다독이고, 나를 응원해..
[내게 남은 말들]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나를 창피하게 만들고 닭살 돋게 만드는 대사와 문장들 앞에서 이제 나는 즉시 박장대소를 하거나 정색을 하거나 손사래를 친다. 그런 말들은 정말 싫다고, 저리 치우라는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본다. 비슷한 것을 같이 싫어하는 자들을 만나면 반갑다. 구린 말들을 함께 나열하며 물개 박수를 치고 낄낄대면 아주 통쾌하다. . 그러고 나서 내게 남은 말들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말들을 하고 살면 좋을까.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내가 뱉은 말들은 하늘로 올라가 바람 따라 이동하다가 비와 함께 다시 나에게로 돌아옵니다. 그러니 응원해주는 말과 힘을 주는 말과 도움이 되는 말을 많이 해야겠지요. 오늘도 편안한 밤 되세요~ . 2020.04.08 youtu.be/sdOLW0pX3Ww [내게 남은 말들]..
[몸도 마음도 헐렁]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오늘은 병실 침대에서 글을 쓴다. 입원한 채로 마감하는게 처음은 아니다. 아슬아슬한가? 버겁나? 그보다 아픈 와중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게 다행으로 느껴지는 저녁이다. 일간 연재가 강제하는 활기가 나는 싫고도 좋다. 침대에 딸린 간이 식탁 너머로 내 발이 보인다. 당근색 양말이 신겨져 있다. 복희가 급하게 병원으로 오는 길에 내 집에 들러 챙긴 것인데 실은 하마의 양말이다. . 뒷꿈치가 헐렁하다. 환자복도 헐렁하다. 창 밖으로 하루종일 캠퍼스를 내려다 봤다. 넓네. 넓다. 넓구나. 말고는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몸도 마음도 헐렁해진 것이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한 발만 잘못 내딛어도 되돌릴 수 없는 아슬아슬함. 부담감. 그래도 내딛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가끔 헐렁해지기도 ..
[행복의 모양]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복희의 품 안에서 자라고 그녀의 이웃으로 지내면서 나는 그녀로부터 온갖 종류의 행복의 모양을 배워왔다. 행복인 줄 몰랐는데 행복이었던 것들도 있고 행복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들도 있었다. 그녀가 나보다 더 많은 걸 행복과 감사로 여긴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 나는 그저 복희를 보고 배운다. 눈물을 참지 말라고 가르쳤던 복희. 감잎차를 수시로 달여 먹으라고 가르친 복희. 길에 떨어져있던 인동초 꽃나무가지를 주워와 화병에 담던 복희. 사십 넘어서 세 평짜리 집에 살면서도 비참함을 모르던 복희. 작은 빌라에서도 온갖 별미의 음식들을 만들어내던 복희. 이름도 복 복자와 기쁠 희자로 된 복희. 내 엄마의 이름을 생각하고 부를 때마다 조금 웃게 된다. 나의 가장 오래된 친구 복희랑 앞으로도 여러 행복의 모양..
[인생이란] 도제희,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 정말 산다는 건 뭘까? 인생이란 무엇일까? 누군가 지금의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이렇게 답하겠다. 나와 상관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나와 무척 상관 있는 일이란 걸 알아가는 과정 같다고 말이다.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차에 치일 수 있다. 깊은 밤, 내 침대에서 곤히 자다가 괴한의 습격을 받을 수 있다. 열심히 모은 돈을 보이스 피싱으로 날릴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 등 절대 그럴 리 없으리라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할 수 있다. . ⓒ 도제희,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샘터. . 인생이란, 나와 상관 없는 일이 상관 있는 일이란 걸 알아가는 과정. 와, 정말 맞습니다. 나는 누구에게 어떤 상관이 있는 사람일까요? . 2020.03.31 youtu.be/8uVQHu5phLQ [인생이란] 도..
[소중한 일상]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나는 웅이가 깊은 물 속에서 온갖 일을 다 하고도 다시 올라왔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안도한다. 주먹을 하나씩 얹어가며 천천히 올라오는 날도 있었고, 흙탕물을 먹어가며 발버둥치고 올라오는 날도 있었다. 얼마나 쉽게 숨이 끊어질 수 있는지 그는 몸으로 안다. . 우리는 이렇게나 나약하고 가까이 다가온 죽음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건강과 평안이라는 게 얼마나 희귀한 상태인지, 지속하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안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소중한 일상, 소중한 건강. 살아있음과 평안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 2020.03.30 youtu.be/qWlUXpphtYs [소중한 일상]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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