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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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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나아지고 있다] 희우 - 당연한 하루는 없다 따스해지지 않을 것만 같던 겨울이 가고 어김없이 봄이 왔다. 봄의 햇살이 손등에 닿았을 때 나는 찌릿한 울림을 느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이 몸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 같았다. 자연이 본디 그렇듯 몸은 느긋하게 나아지고 있었다. 무릎이 붓고 삐걱거려서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라지 못했기에, 30분 더 걸리는 버스를 타고 통학해야 했지만 갈 곳이 있다는 것이 좋았다.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이,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 희우 - 당연한 하루는 없다 수오서재
[쓰는 나, 읽는 나] 가랑비메이커 - 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글이란 참 신기하지. 분명 내가 남긴 이야기인데 그 시점을 지나고 나면 쓰는 나는 사라지고, 새롭게 읽는 나만 남는다는 게. 그 시절의 내가 이해의 대상이 된다는 게. 새로운 숙제처럼. 휘발된 시간 속에서 조금은 오해를 하고 조금은 더 너그러워지기도 하면서 말이야. ⓒ 가랑비메이커 - 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문장과장면들
[행복해 한 순간] 김애란 - 잊기 좋은 이름 그러니 아마 그즈음이었으리라. 아버지가 살면서 가장 행복해한 순간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 시절 부모님의 사진을 보면 느낄 수 있다. 30년 전 아버지는 진심으로 자기 인생을 좋아하는 사람의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니 회사 점심시간에 밥도 거르고 신혼방으로 엄마 얼굴을 보러 갔을 거다. 가슴팍에 호방을 넣고, 그게 식을까 봐 수도국산 꼭대기까지 종종거리며 달려갔을 거다. 아버지는 호방에는 손도 안 대고 아내가 먹는 모습만 쳐다봤다. ⓒ 김애란 - 잊기 좋은 이름 열림원
[고요함은...]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고요함은 모두가 잠든 밤이 되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빛나는 햇살 속에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것이었다. ⓒ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행복우물 프랑스 에트르타 해변. 코끼리 절벽. 다른 관광객들보다 더 멀리까지 가서 찍은 사진이라 인터넷에 잘 안보이는 뷰입니다. 👏👏👏👍👍
[인생의 환절기] 가랑비메이커 - 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창밖의 환절기와 함께 인생에도 환절기가 당도한 것 같아요. 제 삶의 풍경은 언제나 변함없을 거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환절기가 오기 전까지 우리는 그시절, 그 계절이 마치 영원하기라도 할 것처럼 살아가니까요. 하지만 마침내 제 삶에도 마른 기침을 콜록이는 환절기가 시작됐어요. 무심하고 무던하게 환절기를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 부러웠어요.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저는 창밖의 풍경이 달라지기도 전에 퉁퉁 부은 눈과 함께 마른 기침을 뱉기 바쁜 사람이니까요. 매년 찾아오는 계절의 전환에도 이토록 유난스러운 제 인생의 환절기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어요. ⓒ 가랑비메이커 - 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문장과장면들
[비극과 희극] 정여울 - 헤세 욕망을 향해 또 다른 욕망으로 맞서는 것이 비극을 초래한다면, 타인의 욕망을 향해 미소로 화답할 수 있다면 그것은 희극이 될 수 있다. 저쪽에서 팽팽하게 줄을 잡아당기는데, 내가 갑자기 그 줄을 탁 놓아버린다면 줄은 갈 길을 잃어 이리저리 힘없이 요동칠 테니 말이다. 그래서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도 비극적인 요소와 희극적인 요소가 공존할 수 있다. ⓒ 정여울 - 헤세 아르테
[여행을 꿈꿀 때의 두근거림]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여행은 평행세계를 탐험하는 것과 같다. 그 누구도 같은 이유로 떠나지 않기에, 결코 같은 공간을 방문하지 못한다. 다만 딱 한 가지, 우리 모두가 분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여행을 꿈꿀 때의 두근거림이다. 나는 그 두근거림을 나누어보려 한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달콤한 마시멜로가 될 수 있다면, 내 추억은 그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 황세원 -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행복우물
[행복과 불행의 교차로] 강가희 - 다독이는 밤 예측할 수 없는 시대적 상황과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서 우리는 크고 작은 상처를 받고, 하하 호호 실실거리기도 하며, 이렇게 저렇게 맞춰가며 살아간다. 아마 앞으로도 웃다가, 할퀴다가, 등을 돌렸다가, 화해하기를 반복할 것이다. 그렇게 계속되는 것이 삶이다. 좀처럼 끝나지 않을 행복과 불행의 교차로가 만나 인생이란 길이 된다. ⓒ 강가희 - 다독이는 밤 책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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