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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소개]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그녀는 아주 많은 사람 속에서 살아왔다. 모두가 복희와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복희는 듣는 쪽일 때가 더 많았다. 어느 자리에서도 자신을 먼저 내세우거나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자기가 뭘 하는 사람인지 혹은 무엇을 잘하는지 같은 건 절대 먼저 설명하지 않았다. . 그런 복희에게 자기 소개란 너무도 어색한 일일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 시대의 취업 준비생들이 모두 하고 있는 일이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자기 소개란 곤혹스러운 일이라고, 나는 복희에게 거듭 말했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나를 이야기하는게 참 곤혹스럽다는건 그동안 나를 돌아보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나를 설명해본 적이 없어서일 수도 있겠습니다. 누구보다 나를 돌아보고 나를 다독이고, 나를 응원해..
[내게 남은 말들]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나를 창피하게 만들고 닭살 돋게 만드는 대사와 문장들 앞에서 이제 나는 즉시 박장대소를 하거나 정색을 하거나 손사래를 친다. 그런 말들은 정말 싫다고, 저리 치우라는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본다. 비슷한 것을 같이 싫어하는 자들을 만나면 반갑다. 구린 말들을 함께 나열하며 물개 박수를 치고 낄낄대면 아주 통쾌하다. . 그러고 나서 내게 남은 말들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말들을 하고 살면 좋을까.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내가 뱉은 말들은 하늘로 올라가 바람 따라 이동하다가 비와 함께 다시 나에게로 돌아옵니다. 그러니 응원해주는 말과 힘을 주는 말과 도움이 되는 말을 많이 해야겠지요. 오늘도 편안한 밤 되세요~ . 2020.04.08 youtu.be/sdOLW0pX3Ww [내게 남은 말들]..
[몸도 마음도 헐렁]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오늘은 병실 침대에서 글을 쓴다. 입원한 채로 마감하는게 처음은 아니다. 아슬아슬한가? 버겁나? 그보다 아픈 와중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게 다행으로 느껴지는 저녁이다. 일간 연재가 강제하는 활기가 나는 싫고도 좋다. 침대에 딸린 간이 식탁 너머로 내 발이 보인다. 당근색 양말이 신겨져 있다. 복희가 급하게 병원으로 오는 길에 내 집에 들러 챙긴 것인데 실은 하마의 양말이다. . 뒷꿈치가 헐렁하다. 환자복도 헐렁하다. 창 밖으로 하루종일 캠퍼스를 내려다 봤다. 넓네. 넓다. 넓구나. 말고는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몸도 마음도 헐렁해진 것이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한 발만 잘못 내딛어도 되돌릴 수 없는 아슬아슬함. 부담감. 그래도 내딛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가끔 헐렁해지기도 ..
[인생이란] 김형경,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1 . 처음에 나는 밤송이 하나를 받아들고 그것이 인생이라 여기며 쩔쩔매고 있었던 것 같다. 손바닥뿐 아니라 온몸을 찔러대는 그것을 버릴 수도, 감싸쥘 수도 없었다. 겨우겨우 밤송이를 까고 그 안의 것을 꺼내 들었을 때는 그것이 인생인가 싶었다. 그럼 그렇지, 어떻게 산다는 게 밤송이 같을 수가 있는가. 그때는 진갈색으로 빛나는 밤톨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좋았다. . 그러나 삶이란 그냥 바라보는 것이 아니기에 진갈색 껍질을 벗겨보았을 것이다. 그 안에는 연갈색 융단 같은 보늬가 있었고 그때는 또 그것이 인생인가 싶었다. 밤알을 손바닥에서 굴리며 부드러운 감촉을 즐기기도 했을 것이다. . ⓒ 김형경,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생각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게..
[행복의 모양]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복희의 품 안에서 자라고 그녀의 이웃으로 지내면서 나는 그녀로부터 온갖 종류의 행복의 모양을 배워왔다. 행복인 줄 몰랐는데 행복이었던 것들도 있고 행복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들도 있었다. 그녀가 나보다 더 많은 걸 행복과 감사로 여긴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 나는 그저 복희를 보고 배운다. 눈물을 참지 말라고 가르쳤던 복희. 감잎차를 수시로 달여 먹으라고 가르친 복희. 길에 떨어져있던 인동초 꽃나무가지를 주워와 화병에 담던 복희. 사십 넘어서 세 평짜리 집에 살면서도 비참함을 모르던 복희. 작은 빌라에서도 온갖 별미의 음식들을 만들어내던 복희. 이름도 복 복자와 기쁠 희자로 된 복희. 내 엄마의 이름을 생각하고 부를 때마다 조금 웃게 된다. 나의 가장 오래된 친구 복희랑 앞으로도 여러 행복의 모양..
[삶의 의미] 도제희,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 모두에게 이런 옛 소설이 설득력 있고 재미있으리란 뜻은 아니다. 세상에 재미있는게 얼마나 많은데 고전이 필수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더욱이 나는 문학 전문가도 아닌 순수한 독자로서 이 글을 썼기에 고전 문학의 가치를, 더욱이 남의 나라 고전의 가치를 전문적으로 논할 수도 없다. . 다만, 저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 터인데, 나에게는 그것이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읽는 시간이었고, 꽤나 효과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 삶이 아름답지 않은 순간에 직면할 때 사실 우리와 전혀 상관 없을 법한 그 사람들도 그리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그 와중에 추운 계절의 동백꽃처럼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꽃피웠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 ⓒ 도제희,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샘터. . 인생은 거기서 거기일..
[살아있어야]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어쨌든 당신과 나는 살아있다. 살아있는 내가 살아있는 웅이를 보고 듣고 있다. 강하고 나약한 당신. 지키고 싶은 게 많은 당신. 그래서 겁이 많아진 당신. 조심하며 살아가는 당신. . 그런 당신에 대해 적는다. 이 글을 살아있는 당신들이 보고 있다. 오늘 밤은 그저 그 사실에 안도한다. 그럴 수 없었던 사람들을 기억한다. 우리가 선 자리에서 무얼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며 살아간다. . ⓒ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살아있어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습니다. 살아있어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어요. 살아 있음에 감사한 하루입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히 살아있기를. . 2020.04.01 youtu.be/XWGymEHTNpw [살아있어야]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인생이란] 도제희,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 정말 산다는 건 뭘까? 인생이란 무엇일까? 누군가 지금의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이렇게 답하겠다. 나와 상관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나와 무척 상관 있는 일이란 걸 알아가는 과정 같다고 말이다.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차에 치일 수 있다. 깊은 밤, 내 침대에서 곤히 자다가 괴한의 습격을 받을 수 있다. 열심히 모은 돈을 보이스 피싱으로 날릴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 등 절대 그럴 리 없으리라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할 수 있다. . ⓒ 도제희,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샘터. . 인생이란, 나와 상관 없는 일이 상관 있는 일이란 걸 알아가는 과정. 와, 정말 맞습니다. 나는 누구에게 어떤 상관이 있는 사람일까요? . 2020.03.31 youtu.be/8uVQHu5phLQ [인생이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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