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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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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정성과 수고가 필요한 일. 백수린 - 눈부신 안부 이따금씩 돌맹이를 던지듯 우리를 향해 곤니치와, 니하오 하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았다. "엄마, 우린 일본 사람도 중국사람도 아닌데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말을 거는 거야?" "게으른 사람들은 자기가 알지 못하는 걸 배우려고 하는 대신 자기가 아는 단 한 가지 색깔로 모르는 것까지 똑같이 칠해버리려하거든.“ "그건 대체 왜 그러는 건데?"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는 지극한 정성과 수고가 필요하니까." ... 희망이 있는 자리엔 뜻밖의 기적들이 일어나기도 하잖니. © 백수린 - 눈부신 안부 문학동네
삶의 기만. 김애란 - 이중 하나는 거짓말 재작년 축구 훈련중 채운은 일부러 부상을 유도했다. 그러고 담당의로부터 더이상 운동선수로 살기 어려울 거란 진단을 받은 뒤 남몰래 안도했다. 적어도 내가 그만둔 게 아니니까. 내가 의지가 약해서, 실력이 안 돼서 못하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겉으로는 모든 결 잃은 양 어두운 표정을 짓고 다녔다. 그러면 사람들이 자신에게 좀더 너그럽고 친절하게 대해줬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 삶에는 또 얼마나 많은 기만이 있을까? ... 이야기의 끝에서 다시 이야기의 시작으로 ©김애란 - 이중 하나는 거짓말 문학동네
뜨거운 듯 차가운. 이시목 외 11인 - 서설이 머문 풍경 안개 속을 유영하는 날은 괜스레 기분이 설렌다. 적당한 감춤과 드러냄이 감성을 묘하게 자극하는 탓이다. 그해 봄에도 그랬다. 폭설처럼 하얗게 밀려들던 안개로 춘천 가는 길은 때 아닌 계절을 지나는 듯했다. 봄과 겨울 사이 혹은 피안과 현세의 경계를 지나는 듯. 느슨한 일상처럼 풍경이 게으르게 지나는 걸 바라보는 일은 그래서 좋았다. 때로 풍경은 그렇게 덜 드러나 더 설렌다. 덜 여물어 더 찬란한 청춘처럼 말이다. 감춰진 듯 드러나고, 뜨거운 듯 차가운 청춘의 한때처럼. 시린 안개 피는 가을에도 여전히 봄. ©이시목 외 11인 - 소설이 머문 풍경 글누림
전혀 다른 모양의 희망. 더초록 홍진영 - 초록이 좋아서 정원일은 절대 내 생각이나 예상대로 풀리지 않는다. 노력한다고 실패를 피할 수도 없다. 여기서 실망하고 저기서 낙담하는 게 일이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게, 밥 먹듯 실패하니 도리어 실패의 무게감이 점점 가벼워지는 게 아닌가. 실패에 너그러워지고 종종 웃음이 나기도 했다. 무수한 실패는 나에게 산뜻한 체념을 가르쳤다. 뭐,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지. 그건 절망이나 열패감과는 전혀 다른 모양의 어떠한 희망이었다. @ 더초록 홍진영 - 초록이 좋아서 앵글북스
왜 이 사업을 하는가. 박진영 - ceo를 위한 마케팅 사고법 "잘못된 경영 판단을 내리는 가장 흔한 이유는, 올바른 질문이 무엇인지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올바른 답부터 구하려고 서두르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 '왜'라는 질문에 대한 강력한 답을 가진 사람은 어떤 고난과 역경 앞에서도 반드시 방법을 찾고 위대한 일들을 실현해나간다. ... 내가 이 사업을 통해 반드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박진영 - CEO를 위한 마케팅 사고법 굿멘토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백수린 - 눈부신 안부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을 정도의 아름다움이지? 내년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걸 볼 수 있을 테니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아름답지?" 차도 건너편에 선 채로, 곧 져버릴 텐데도 만개한 꽃송이들에 점령된 한강변을 바라보는 동안 상하지 않은 꽃잎들을 바닥에서 주워 치마폭에 담던 선자 이모의 쭈그린 뒷모습이나, 선자 이모가 온전한 모양으로 떨어진 꽃송이를 하나 주워 내 머리카락 사이에 꽂아줄 때 귓등에 닿았던 손가락의 감촉 같은 것들이 긴 시간을 거슬러와 이상하게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 끝나지 않고 계속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 © 백수린 - 눈부신 안부 문학동네
간절하니까. 백수린 - 눈부신 안부 "이모, 소용 없는 줄 알면서도 뭔가를 하려는 바보 같은 마음은 대체 왜 생기는 걸까요?" "간절하니까 그런 게 아닐까? " "간절하니까? " "응.“ ... ”만약에 네가 무인도에 혼자 갇혀 있다고 생각해봐. 밤이 되었는데 저멀리 수평선 가까이에서 불빛이 보이고. 그러면 너는 너무 멀어서 네가 보이지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무언가를 하지 않을까? 단 하나밖에 없는 성냥이라도 그어서 신호를 보내려고 하겠지. 간절하다는 건 그런 거니까. " ... 눈부시게 서툴렀던 시절에 바치는 © 백수린 - 눈부신 안부 문학동네
너무 큰 행복, 옅은 슬픔. 백수린 - 눈부신 안부 그 아이들과 있을 때면 나는 그저 온전한 나였고, 레나는 온전한 레나였으며, 우리는 온전한 우리였다. 그런 시간은 이모가 시장에서 떨이로 사온 무른 산딸기나 살구로 만들어주던 잼처럼 은은하고 달콤해서, 나는 너무 큰 행복은 옅은 슬픔과 닮았다는 걸 배웠다. ... 긴 시차를 두고 도착한 애틋한 화해의 인사 ©백수린 - 눈부신 안부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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